주한 인도네시아 대사 우마르 하디 - ②

한국에는 ‘한복’이 있다면 인도네시아에는 ‘바틱’이 있죠. 바틱의 역사도 엄청난 것으로 알고 있는데좀 더 자세히 소개 부탁드려요.
인도네시아 패션에 관한 이야기 역시 다양성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섬마다 다른 옷감들이 존재하기 때문이죠. 바틱은 사실 제작 방식과 디자인을 뜻합니다. 자바 지역에서부터 시작되었죠. 바틱 제작방식은 왁스를 이용하여 옷감에 염색하는 방식입니다. 디자인은 주로 꽃과 같은 것을 많이 사용합니다.
한때 자바섬의 가장 부유한 도시가 바틱을 제작하는 도시였을 만큼 바틱은 매우 크고 중요한 비즈니스였습니다. 현재는 기술의 발달로 여러 옷감과 프린팅 기술이 기계화되면서 바틱 산업이 많이 힘들어진 상황입니다. 그런 면에서 앞으로 바틱 산업 또한 현대화를 통해 다른 의류 산업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대사님의 바틱에 대한 사랑은 익히 들어 알고 있는데, 얼마 전에는 세계 최초로 온라인 ‘바틱 버추얼 쇼’를 주최하여 인도네시아 기록 박물관(MURI)으로부터 상을 받으시기도 했다고 들었습니다. 대사님의 바틱 사랑은 언제부터 시작되었나요?
대부분의 인도네시아인, 특히나 자바 지역 사람들에게 바틱은 삶의 한 부분입니다. 저 같은 경우에도 제가 태어났을 때 어머니께서 바틱으로 감싸주었고요. 어린 시절부터 바틱을 걸치고 뛰어놀았고, 학교에는 매주 토요일마다 바틱을 입고 등교를 해야 했습니다. 성인이 되어 일을 할 때에도 바틱 셔츠를 입었으며, 결혼을 할 때에도 많은 사람들이 바틱을 입습니다. 그 외에 다양한 행사에도 바틱을 입으며, 우리가 죽었을 때도 바틱을 입은 채로 떠나죠. 바틱은 저희의 인생입니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바틱을 물려주는데 이는 색이나 모양, 디자인이 쉽게 변질되지 않는 바틱의 장점 때문에 가능해요. 저 같은 경우도 30년 전에 산 바틱 셔츠가 있는데 지금도 입을 수 있답니다. 여전히 예쁘죠!

아직 한국에서는 바틱에 대한 정보나 바틱 제품들을 구매할 수 있는 온라인 쇼핑몰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앞으로 한국에 바틱을 더욱 알리기 위해 계획하시고 있는 것들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현재 바틱 패션 디자이너들을 e-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한국에 소개하려고 준비 중입니다. 관련 회사들이 가격과 배송 과정 등에 대해 협의 중에 있다고 들었습니다. 미국 등 다른 나라의 e-커머스 플랫폼에는 이미 바틱이 판매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저의 비전은 바틱의 기준을 만드는 것입니다. 가격에 따른 다양한 퀄리티의 바틱을 제공하는 거죠. 저렴한 와인이 있으면 비싼 와인도 있잖아요? 돈이 아깝지 않은 퀄리티의 제품을 제공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여전히 저희가 개선해 나가야 하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많은 한국인들이 인도네시아 문화를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길 희망합니다. 마지막으로 현재 한국에서 계획 중인 인도네시아 문화 관련 이벤트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려요.
안타깝게도 올해 하반기까지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이 계속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어 앞으로의 이벤트 대부분이 온라인으로 준비됩니다. 가장 가까운 시일에는 인도네시아 요리사와 한국의 요리사를 초대해서 진행하는 음식 이벤트가 있고요. 바틱을 홍보하는 것도 꾸준히 할 예정입니다. 보석과 관련해서도 이벤트를 준비 중인데, 인도네시아는 금과 은, 그 외 희귀 광물이 많은 곳이죠. 특히 발리섬이 가장 풍부한데, 그곳에는 정말 뛰어난 보석 세공사들도 많아서 한국 시장에 소개하고 싶습니다. 또한 디지털 예술품 전시회 주최를 박물관과 함께 계획 중에 있고, 이를 통해 아티스트들이 자신들의 작품들을 홍보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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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매거진 6월호 vol.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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