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원의 음악칼럼 #02 - 오디션 그리고 꿈

해마다 많은 뮤지션과 아이돌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제는 대세로 자리 잡은 서바이벌 오디션 포맷의 방송은 프로와 아마추어의 경계를 허물어가며 여러 가지 형태로 진화 하고 있다. 게다가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은 그 영향력을 더욱 높여가고 있다.

최근 새롭게 시작한 오디션 방송을 통해 실력 있고 참신한 참가자들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공중파에서 두 회사의 대표가 자신의 회사의 이름을 노출하고 자기 회사의 연습생을 자기가 심사하고 평가하는 구성은 좀 이상한 것 같다. 두 회사와 그 두 회사를 대표하는 프로듀서의 팬덤, 심사 평가 때 하는 한마디 한마디에 대한 기대감으로 방송이 가져오는 화제성과 시청률은 긍정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오디션 참가자들보다 그들이 더 두드러져 보이는 것을 통해 이 방송의 취지에 의문이 든다. 참가자들이 돋보이기보다는 광고 효과를 통해 두 기획사의 가치와 위상을 높이는데 무게를 둔 듯한 목적성이 느껴진다. 이는 어느 특정 재벌 기업이 회사 상호를 그대로 노출하고 기업의 이미지와 광고 효과를 극대화하여 제작한 드라마가 공중파에 편성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들게 되는 부분이다.

오디션은 참가자들의 꿈이 담겨있는 절실한 노력의 무대이고 앞으로도 다양한 오디션 방송이 전파를 타고 나올 것이다. 부디 기획사나 심사위원이 아닌, 참가자들이 진짜 주인공이 되어 시청자들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선사해 주기를 바란다.

에피소드 #2 - 슈퍼스타K

필자는 1995년 ‘이문세쇼’를 시작으로 이문세, 이승철, 김건모, 신승훈, 이소라, 박효신 등 쟁쟁한 가수들의 투어 공연을 하며 탑 뮤지션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었지만, 그 후 여러 가지 악재가 겹치면서 어려움에 처해 있었다. 매일 괴로워하며 음악을 관둘 생각도 했었고 어느 순간 극단적인 시도까지도 했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슈퍼스타K5 지원자 모집 광고를 보게 되었다. 그리고 큰 결심 끝에 ‘미스터 파파’라는 이름으로 참가하게 되었다. 사실 밴드 이름은 ‘파파 돈 크라이’였다. 주위에서 밴드 이름을 바꿀 의향이 있느냐 해서 팀원들과 고민하여 ‘미스터 파파’로 팀명을 바꾸게 되었다. 그리고 ‘파파 돈 크라이’라는 노래를 만들었다.

‘미스터 파파’는 보컬 차진영, 기타 조삼희, 드럼 이상훈, 베이스 이명원, 그리고 건반 김석원으로 이루어진 5인조 밴드였다. 내가 조삼희, 이명원에게 먼저 참가 제의를 했고, 차진영, 이상훈은 조삼희가 제의를 해서 만들어진 팀이다. 당시 프로 뮤지션의 참가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도 있었지만 ‘파파 돈 크라이’라는 곡을 1차 경연에 선보이고 심사위원분들의 좋은 평가를 받게 되고 동시에 음원 발매를 하면서 시청자들의 성원을 받았다.

첫 회 녹화를 하고 방송을 기다리던 중 방송사에서 연락이 왔다. 녹음실로 오라는 전화였다. 빨리 녹음을 하고 음원을 내자는 제의였다. 그리하여 녹음실로 바로 달려갔고 첫 회 방송이 나가고 있을 때 녹음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전화가 몰려오기 시작했다. 방송에 나오자마자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확인해 봤는데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정말 실시간 검색 순위가 무섭게 오르더니 1위까지 올랐다. 다음날 음원을 발매했고 역시나 반응도 너무나 좋았다. 잠깐 동네에 마실을 나갔는데 사람들이 나를 슬쩍 보더니 사인을 해달라며 몰려들었고, 각종 기사와 블로그에서 ‘미스터 파파’의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다.

그렇게 ‘미스터 파파’는 많은 성원을 받으며 등장했고 1차 예선 후 2차 미션을 준비하러 다시 모였을 때 여러 참가자들의 관심을 받으며 또 한 팀의 프로 뮤지션 밴드와 만나게 된다. 그 밴드는 ‘마시따 밴드’였다. 드럼 신석철, 베이스 이경남, 기타/보컬에 홍진영이라는 유명 작곡가로 이루어진 아주 실력 있는 팀이고 심지어 개인적으로는 신석철과 이경남과도 친분이 있어서 매우 반가우면서도 서먹서먹하고 어색한 분위기로 마주치게 되었다. ‘미스터 파파’와 ‘마시따 밴드’는 라이벌 구도로 다음 미션을 준비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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