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 서핑과 사람이 상생하는 법 - 포어시스
“만약 지구가 아프다면 누가 가장 먼저 알아차릴까?”
만약 지구가 아프다고 한다면 가장 먼저 깨닫는 이는 누굴까? 과학자, 환경 운동가, 소비자나 시민 단체, 거대 기업이나 정부일까? 혹시 어쩌면 무동력 보드에 올라 거친 파도에 몸을 싣고 이들 일지도 모르겠다. 나로선 누가됐던지 간에 지구의 건강을 장의사를 통해 통보받는 날이 찾아오지 않길 바랄 뿐이다.
지구의 체온을 재다.
같은 해 지구의 온도가 2℃ 오를 경우 지구상의 생물체 70%가 사멸할 것이라 예상, 1.5℃선에서 상승을 멈춰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의 「1.5℃ 특별 보고서」가 채택되었다. 하지만 2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지구의 기온은 또다시 0.2℃상승했다. 데드라인까지 단 0.3℃의 여유만 남은 것이다. 전 세계에서 탄소 규제를 외치며 앞다투어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을 선언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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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 구조물, 해양 엔지니어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결성된 포어시스는 국내 최초로 부유식 해양쓰레기 차단 시설을 개발,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 단계는 오염원을 관리하는 것이다. 포어시스의 수장 원종화 대표는 “물리적인 시공간을 뛰어넘어 에너지를 소비하는 대도시라는 거대한 오염원을 막지 못하면 근본적으로 기후 변화에 대응할 수 없을 것.”이라 말한다. 그렇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인간의 욕망이 담긴 도시화의 잔해물은 강을 통해 바다로 흘러들어 가고 있다.
「에코 프렌들리라는 면죄부」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깨닫고 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움직임은 활발해지고 있다. 그 선두 주자가 일회용품을 대체하는 움직임일 것이다. 환경 오염의 주원인으로 지목받는 비닐봉지, 하지만 다소 억울한 면도 있다. 1997년 개발된 비닐봉지는 위생적이면서, 쓰기 편하고, 나무를 훼손시키지도 않으면서, 재활용까지 가능한 친환경 소재로 주목받던 물건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대체재로 거론되는 에코백은 과연 친환경적일까? 면 소재를 사용한 제조 과정은 그리 친환경적이지 않다.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환경 오염을 생각하면 최소 7100번은 사용해야 환경에 기여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이 이미 구매한 에코백이 다섯 개 이상이라면? 축하한다. 100세 시대라 불리는 오늘날, 당신은 이미 평생을 함께할 반려 가방을 얻은 것이다.

Q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 나타나는 기후변화를 조절하기 위한 핵심을 바다에서 찾고 계신데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우리가 바다를 보듬어야 하는 필요성은 어디에 있을까요?
바다는 지구 면적의 7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부피로 따지면 우리가 사는 공간의 약 30배에 달하는 영역이죠. 그런 바다를 우리는 왜 보호해야 할까요? 그렇게나 넓은데 조금 내버려 둬도 괜찮지 않을까 의심이 들기도 합니다. 빨대로 고통받는 바다 거북이 불쌍해서, 버려진 어망에 고기가 걸려 사망하는 일을 방지하려고, 북극곰의 서식지를 지키기 위해. 많은 분들이 그렇게 알고 계실 겁니다.
지상 모든 자연물의 종착지는 바다입니다. 산에서 계곡으로, 계곡에서 하천으로, 하천에서 강으로, 강에서 바다로. 높은 데서 낮은 곳으로 흘러 들어간 모든 것들이 파도를 만나, 거친 물결 앞에 작은 조각이 되어 자연으로 돌아갑니다. 이 과정에 인간이 만든 인공물이란 불청객이 추가되었습니다. 심지어 무분별하게 방류되는 상황이죠. 플라스틱을 비롯, 쉽게 분해되지 않고 부유하는 인공물은 대기와 바다를 단절시켜 바다 수온을 높이는 주범입니다. 더 이상 스스로 온도를 유지할 수 없게 된 바다는 초과한 열 에너지를 태풍으로 해소하고, 부족한 냉각을 극지방의 빙하를 녹여가며 버티는 겁니다. 이마저도 언제까지 버틸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지구의 체온을 조절하는 바다가 그 역할을 멈추면 우리 지구도 멈추게 될 거예요.

Q 재사용을 위한 후처리 비용까지 고려하면 원천적으로 바다에 유입되는 것을 막는 게 최우선 과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를 위해 포어시스는 어떤 전략을 내놓았나요?
저희는 오염원을 관리하기 위해 하천에 주목했습니다. 하천에서 발생한 쓰레기는 비교적 초기 발생 단계입니다. 대부분 아직 물에 떠있다는 이야기죠. 이러한 쓰레기의 해양 유입을 방지하고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전략(AMEIS)을 구축했습니다.
그 시작으로 바다와 이어지는 강의 하구를 비롯한 주요 하천에 부유식 해양쓰레기 차단 펜스(Floating Barrier)를 설치하는 것입니다. 개발이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았는데요, 수면의 움직임, 파고, 수집된 쓰레기의 유동성과 펜스에 걸리는 하중 그리고 쓰레기의 유실 방지를 위한 적정 높이까지 모든 것들에 대한 연구가 없었습니다. 이를 분석하기 위해 막대한 양의 예산을 필요로 했지만, 소기의 성과를 달성해 차단을 위한 시스템 검증을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올해부터 정부 혁신시제품 제도를 바탕으로 현장에 설치, 운영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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