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서봄

자연에서 감성을 전달하는 재즈 트리오

겨울에서봄

안녕하세요. ‘겨울에서봄’ 여러분. 매거진 구독자분들에게 밴드 소개와 더불어 간단한 인사를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재즈 밴드 ‘겨울에서봄’이구요. 밴드 이름처럼 계절이 변하며 느낀 여러 감정을 멜로디와 선율로 표현하고자 하는 재즈 트리오입니다.
하균 | 저는 피아노의 송하균입니다.
현규 | 저는 베이스의 김현규입니다.
형균 | 저는 드럼의 김형균입니다.

어쩜 세분이 토씨 하나 안 틀리고, 너무 긴장하신 거 아닌가요? (웃음) 밴드 결성 계기와 밴드명 간에 굉장히 밀접한 관계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엔 결성 스토리를 조금 길~게 말씀해주세요.
현규 | 우선 저희의 만남이 시작된 장소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저희는 2016년 육군 3군 사령부 육군 군악대에서 처음 마주했습니다. 제가 입대한 2016년도에 다른 두 분은 이미 군복무를 하고 계셨죠. 제가 이등병 때 하균이는 일병, 형균이 형은 상병이었습니다.
형균 | 저희가 겨울에서 시작해서 봄까지 두 번의 계절을 함께 보냈어요. 겨울, 봄, 여름, 가을, 겨울, 봄 이렇게요. 대다수의 재즈 밴드는 송하균 트리오나 김현규 콰르텟처럼 프런트 맨의 이름을 앞세워 활동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셋이서 같은 지분으로 교체 없이 오랫동안 음악을 하고 싶은 바람도 있었고, 전통적인 사고관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었어요. 그 과정에서 당시의 추억을 밴드명으로 삼게 된 것이죠.

지난 12월, 새로운 EP 〈그래도 괜찮아〉를 발매하셨는데 어떤 앨범인지 소개를 부탁드려요.
하균 | 사실 ‘그래도 괜찮아’는 작년 봄에 발매 싱글인데, 연주곡 밴드인 저희의 곡 중에 이례적 으로 보컬이 삽입된 노래입니다. 현규 어머님이 가사를 써주시고, 신지아 선생님께서 불러주신 이 노래는, 주제와 멜로디, 코드 진행 모두가 모두 저희 세 사람의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일회성으로 끝내기엔 너무 아쉬워서 영화의 OST처럼 하나의 세계관을 가지고 다양한 테마를 확장시켜며 공통된 주제를 담은 앨범을 만들어보고자 작업하게 되었 습니다.
형균 | 신지아 선생님은 과거 ‘노래를 찾는 사람들’이라는 민중가요 그룹에서 노래를 하셨으며, 기성 가수의 코러스 및 아코디언 세션과 더불어 호원대학교에서 보컬 강의를 하시는 톤이 아주 매력적인 교수님이십니다. ‘그래도 괜찮아’는 부모가 자식에게 타이르는 분위기의 노래다 보니, 학창 시절 은사이신 신지아 선생님이 떠올랐고 조심스레 노래를 부탁드 리자 흔쾌히 도와주셨어요. 이 곡은 아코디언 버전과 보컬 버전이 있는데 보컬 버전을 타이틀 곡으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겨울에서봄의 곡들을 듣고 있으면 자유로움과 편안함이 느껴집니다. 곡의 주된 테마는 어떻게 설정하시나요?
현규 | 저희가 함께 경험한 순간의 기억을 음악으로 표현하려고 많이 노력하는 거 같아요.
하균 | 예를 들어 길을 걷다 발견한 새로운 산책로, 낯선 장소에서 키위 주스를 마시며 느낀 감상, 하늘 공원에 올라 우거진 갈대 사이로 펼쳐진 하늘의 지평선을 마주했을 때의 감동. 하찮고 시시콜콜한 일상 속에서 세 사람이 함께하기에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기억에서 많은 영감을 얻고 있습니다.
형균 | 음악에서 여유가 느껴지는 건 저희가 워낙 편한 사이인 게 가장 큰 이유 같습니다. 조금은 자조 적인 이야기지만, 연주곡 밴드가 상업적 성공을 이루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하 거든요. 저희의 노래를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트렌드를 쫓으며 더 큰 인기를 얻고자 하지는 않고 있어요. 인기몰이에 급급하기보다 세 사람이 의견을 나누고 공통의 합의점을 찾아가는 결과가 편안한 형태로 음악에 나타나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지 리스닝을 추구하면서도 각자의 개성이 연주를 통해 느껴집니다. 자신의 연주 스타일에서 장점은 무엇이라 생각하세요?
형균 | 이건 스스로 이야기하면 좀 남사스러우니 서로가 얘기해줍시다. (웃음) 하균이의 장점은요, 너무 뻔한 이야기지만 감수성이 남다르고 요즘 사람들에게 없는 여유가 느껴져요. 뭔가 본인만의 시간대를 가지고 있어 연주가 뻑뻑하지 않고 유려하게 흘러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유행하는 음악들과는 다른 코드와 멜로디를 사용하여 우리 음악을 더욱 독창적으로 만들어줍니 다. 현규는 무한 긍정 에너지라는 답변이 제일 걸맞은 것 같아요. 발라드를 연주하면서도 웃고, 연주 도중에도 꾸준히 아이 컨택하며 팀 내 분위기를 더 밝게 만들어주거든요. 현규의 연주를 보고 있으면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한 기운이 전달됩니다.
현규 | 형균이 형은 저희 팀의 색깔을 잘 나타나게 해주는 연주를 해줍니다. 락킹 하면서도 섬세함이 묻어 나온다고 해야 할까요? 형균이 형이 잡아주는 든든한 리듬이 겨울에서봄의 방향을 이끌어주는 것 같아요. 하균이는 팀의 캐릭터를 만들어줍니다. 저와 형균이 형의 리듬 위에서 셋의 사운 드가 잘 모일 수 있게 그림을 펼쳐주는 연주를 하죠.
하균 | 현규는 연주하다가 길을 잃었을 때, 우리가 가야 할 부분을 놓치지 않고 잘 잡아줍니다. 마치 사람 자체가 베이스 같아요. 형균이 형은 저희 셋 중에 제일 깊고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양한 방면으로 방향을 제시해주고 음악을 펼쳐주는 지휘자 역할을 하는 느낌입니다. 지휘자인데 지휘는 싫어하는 느낌의 지휘자랄까… (소곤소곤)

얼마 전, 건반을 담당하고 있는 하균 님의 솔로 앨범 〈Bugs In Green〉이 발매가 되었습니다. 이 앨범은 어떻게 탄생하게 된 건가요?
하균 | 〈Bugs In Green〉은 자연 속에 있는 벌레들을 생각하며 만든 앨범이에요. 제 작업실 바로 앞에 풀벌레가 많아 울음소리가 자주 들리는데, 자연을 좋아하기도 하고 피아노를 연주하는 순간에도 마치 제 연주에 화답하듯 들려오는 소리들이 모티브가 되었습니다.
타이틀은 4번째 트랙인 ‘Love Bugs’인데, 사실 1년 전에 작곡한 곡이에요. 지렁이들이 손을 잡고 뛰어다니는 애니메이션을 본 경험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그래서 작곡해놓고 발매 시기를 고민하다가 이번 앨범과 주제도 일치하고 집중도가 높아서 타이틀로 선정하였습니다. Bugs In Green를 통해 자연이 주는 안정을 느낄 수 있고, 삶이 피곤하고 지칠 때 마음의 평화를 되찾으실 수 있을 겁니다.

향후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나요?
하균 | 2021년 4월에 페인팅 아티스트 호수 님과 콜라보 버스킹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연주에 맞춰 즉흥적으로 그리는 콘셉트인 만큼, 그에 맞게 특별한 공연을 해보려 합니다.
형균 | 결성 초기부터 많은 곡을 써왔는데, 아직 잠들어 있는 곡들을 발매하고 싶어요. 코로나가 빨리 종식돼서 공연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고, 2021년에는 단독 공연도 꼭 한번 해보고 싶습니다.
현규 | 코로나로 인해 무대가 줄었지만 저희는 지치지 않아요. 지금 당장은 오프라인 활동보다 음원을 많이 만들어서 들려드릴 예정이지만 기회가 되면 언제든 무대에 설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활발한 활동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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